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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채용하더니 폭언 일삼은 게임업체 자회사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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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단체, 인권위에 차별 진정
발달장애인에 쪽지시험 낸 뒤
못 풀면 폭언하고 반성문 강요
트라우마 시달리며 고통
고용주·지원기관 학대도 상당수
5일 오전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관계자들이 '장애인고용 카페사업장 발달장애인 괴롭힘과 관련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전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관계자들이 '장애인고용 카페사업장 발달장애인 괴롭힘과 관련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발달장애를 가진 ㄱ씨는 지난해 3월 카페 바리스타로 취직하게 됐을 때 큰 기대를 안고 출근했다. ㄱ씨가 일하던 ㅇ업체는 유명 게임업체가 장애인 고용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로,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에도 선정된 곳이다. 하지만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출근 시간이 되면 늘 몸이 떨리고 배가 아팠다. 관리자들의 괴롭힘이 두려워서다. ㄱ씨를 비롯한 장애인 직원들이 일하다 잠시 한눈을 팔거나 대답이 늦으면 카페 팀장과 매니저는 “그럴 거면 집에나 있어라”, “머리 굴려봤자 너는 그렇게 똑똑하지 않다” 등 차별 섞인 폭언을 던졌다. 락스를 사용하다 “눈이 아프다”고 말하면 “책임감이 없다”는 타박이 돌아오기도 했다. 불안 증세가 심해져 7개월 남짓 만에 ㄱ씨는 회사를 그만뒀다. 8일, ㄱ씨의 어머니는 “지금도 회사 이름을 듣기만 해도 딸이 비명을 지르는 등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했다. 장애인을 채용하며 ‘착한 기업’이라 자임해온 사업장이 ‘등잔 밑’ 사각지대처럼 장애를 가진 직원에게 차별과 폭력을 행사해 논란을 빚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지난 5일 “발달장애인 1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뒤 1년 넘게 지속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며 ㄱ씨가 일한 카페 대표 등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 진정을 제기했다. 이 업체의 관리자들은 아침마다 직원들에게 에스프레소 수량을 계산하게 하는 등 ‘쪽지시험’ 문제를 보내기도 했다. 발달장애 때문에 문해력이 다소 부족한 직원들이 짧은 시간 안에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었다. 오답을 보내면 곧바로 “글씨 못 읽냐. 정신 안 차려” 등의 폭언이 돌아왔다. 직원들이 모인 단체대화방에서 공개적으로 ‘반성문’을 적게 하기도 했다. 이 업체의 또 다른 직원 ㄴ씨는 “바리스타 일이 좋고 복지사 선생님들도 큰 회사라고 축하해줘서 취직했을 땐 기뻤다. 하지만 지금은 혼나는 게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이 업체만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공개한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복지부에 보고된 장애인 학대 사건 2304건 중 고용주에 의한 피해는 122건이나 됐다. 장애인 거주·교육 시설 등 관련 기관 종사자에 의한 학대도 809건에 이르렀다. 장애인을 지원하는 곳에서 되레 더 큰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장애인 인권단체는 “장애인을 채용한 장애인표준사업장에 대한 정부의 관리 감독이 강화돼야 한다”고 짚었다. 박윤경 기자 yg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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