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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법무부, 군대식 줄세우기 ‘검사 석순’ 8년 만에 없앴다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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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2 06:00 입력 2020.11.12 06: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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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때 ‘사법연수원 기수의 우선 적용’ 등 담은 비공개 예규검사 출신 변호사 “검찰 조직의 상명하복 위계질서 보여줘”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월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및 선거담당 부장검사 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월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및 선거담당 부장검사 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법무부가 최근 비공개 예규 ‘검사의 석순 기준’을 폐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예규는 검찰의 ‘군대식 줄세우기 서열 문화’를 보여주는 내부 규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11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법무부는 2012년 3월 만든 ‘검사의 석순 기준(예규 992호)’을 지난 3일 8년 만에 폐지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최근 각 행정부처의 훈령·예규가 일관된 기준 없이 비공개되고 있다는 취지의 국회 지적이 있었고, 해당 예규의 존치 필요성을 재검토한 결과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해 폐지했다”고 밝혔다.

‘검사의 석순 기준’은 법무부 검찰국 검찰과가 인사관리를 위해 내부적으로 정한 지침으로 검사들의 서열 기준을 자세하게 정한 것이다. 사법연수원 기수의 우선 적용, 동기일 경우 연장자 우대, 군법무관 출신이나 경력 임용 검사의 기수 인정 방식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군복무, 학업 등을 이유로 사법연수원 입소가 늦어져 기수가 밀린 경우 사법시험 기수를 놓고 계산하는 기준도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청법상 검사의 직급은 ‘검찰총장’과 ‘검사’ 두 가지로만 구분되지만 실제로는 검찰총장·고검장·검사장·차장검사·부장검사·부부장검사 등의 직급이 운영되고 있다. 검사의 승진·전보 인사에서는 같은 직급이라도 석순을 고려한다. 사법연수원 기수가 높은 선배 검사를 후배 검사보다 선순위 보직에 발령하는 식이다. 검사 출신으로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을 지낸 권영빈 변호사는 “검찰 내부적으로 석순 규정까지 만든 것은 상명하복의 위계질서가 통하는 조직으로 운영해왔다는 의미”라며 “인사관리 방식은 물론 서열을 중시하는 조직 문화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는 ‘검사의 석순 기준’ 폐지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중간간부급 A검사는 “요즘에는 검찰청 배치표에 이름을 올릴 때 말고는 석순이 특별하게 작용하지 않는 것 같다”며 “예규는 폐지했지만 인사 실무상으로는 어느 정도 적용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B검사는 “비공개 내규를 공개하라는 요구가 많으니 굳이 내규로 둘 필요가 없으면 없애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2007년 1월 만들어진 ‘검사복무상황표 작성지침(예규 763호)’도 지난 3일 13년 만에 폐지했다. 복무상황표는 상급자가 후배 검사에 대해 탁월·우수·보통·미흡 단계로 평가한다. 다만 지침만 폐지했고 복무상황표 자체를 폐지한 것은 아니다. 법무부 검찰국은 복무상황표 등 여러 평가자료를 종합해 부부장급 이상 검사에 대해서는 사법연수원 기수별로 ‘1등’부터 ‘꼴등’까지 순위를 매겨 인사관리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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