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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 한옥으로, 빌라로… '남의 집' 거실로 출근합니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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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집 ‘거실’ 공유서비스
`남의집’ 사무 공간으로 쓰고 있는 서울 종로구 혜화동 ‘한옥 유진하우스’. 주로 외국인을 받는 게스트하우스로 이곳을 운영해온 김영연씨는 코로나19 발생 뒤 이용자가 급감하자 `남의집’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김명진 기자
`남의집’ 사무 공간으로 쓰고 있는 서울 종로구 혜화동 ‘한옥 유진하우스’. 주로 외국인을 받는 게스트하우스로 이곳을 운영해온 김영연씨는 코로나19 발생 뒤 이용자가 급감하자 `남의집’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김명진 기자
종일 사람들의 발길이 오고가는 서울 종로구 혜화동로터리에서 북쪽으로 10여분 떨어진 골목 안쪽에 ‘한옥 유진하우스’가 자리잡고 있다. 한눈에도 지나온 세월이 느껴지는 고택 대문에 `서울미래유산' 알림판이 붙어 있다. 커피와 떡, 감귤 등 다과가 놓인 너른 중정 너머 툇마루에서 한 직장인이 외국의 업계 관계자와 화상회의를 하고, 휴학 중인 대학생은 공모전에 낼 자료를 준비한다. ‘ㅁ’자형 구조의 한옥 방 안도 다른 이들의 일터이다.
한옥유진하우스. 출입구에 `남의 집 오피스'를 알리는 팻말을 걸려 있다.
한옥유진하우스. 출입구에 `남의 집 오피스'를 알리는 팻말을 걸려 있다.
이용자들이 한옥유진하우스에서 업무를 보고있다.
이용자들이 한옥유진하우스에서 업무를 보고있다.
호스트 김영연씨가 준비한 다과. 커피와 떡, 감귤, 삶은 달걀 등이 놓여 있다.
호스트 김영연씨가 준비한 다과. 커피와 떡, 감귤, 삶은 달걀 등이 놓여 있다.
이곳은 주로 외국인 이용하던 게스트하우스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이용객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비어 있는 한옥의 활용 방법을 찾던 집주인 김영연씨는 ‘취향을 나누고 싶은 집주인이 호스트가 되어 거실을 연다'는 거실 공유서비스 플랫폼 ‘남의집’에 `한옥 유진하우스'를 올렸다. `한옥 유진하우스'의 여섯명 정원이 바로 찼다. 인근 주민들뿐만 아니라 분당·의왕 등 먼 곳에서도 한옥으로 출근했다. 이용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외국계 정보통신(IT)기업에 다니는 임아무개씨는 “집에서 일하면 집중이 되지 않고 카페는 너무 시끄러워서 방배동 집에서 혜화동 한옥으로 출근했다. 일하다가 낯선 동네를 산책도 하니 업무 효율도 오르고 좋다”고 말했다.
`남의 집’ 사무 공간으로 쓰고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의 가정집. 창밖으로 푸른 나무를 보며 업무를 볼 수 있다.
`남의 집’ 사무 공간으로 쓰고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의 가정집. 창밖으로 푸른 나무를 보며 업무를 볼 수 있다.
`남의 집 오피스'로 운영하고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동 가정집. 직접 그린 그림, 소품 등을 통해 집주인의 취향을 알 수 있다.
`남의 집 오피스'로 운영하고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동 가정집. 직접 그린 그림, 소품 등을 통해 집주인의 취향을 알 수 있다.
커다란 창문 밖으로 숲이 펼쳐진 경기 성남시 분당의 한 빌라에서는 신혼 사진과 직접 그린 그림 등 집주인의 취향이 담뿍 묻어나는 거실에서 서로 모르는 네 사람이 일을 하고 있다. 판교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백아무개씨는 집에서 가까운 이곳으로 출근했다. 백씨는 “집에서 일하니 업무가 끝나지 않고 온종일 일하는 느낌이었다. 절대적인 업무시간도 늘어났다”며 “이곳에 오니 적당한 긴장감이 생겨 흐트러지지 않고 업무에 집중이 잘되는 것 같다. 기회가 생긴다면 여행 가는 기분으로 멀리 있는 공유 공간도 이용해보고 싶다”고 했다.
건축가 부부가 직접 지은 서울 종로구 숭인동 ‘숭인공간’에서 이용자들이 각자의 업무를 보고 있다.
건축가 부부가 직접 지은 서울 종로구 숭인동 ‘숭인공간’에서 이용자들이 각자의 업무를 보고 있다.
호스트 서영화씨가 게스트들에게 제공할 식음료를 정리하고 있다.
호스트 서영화씨가 게스트들에게 제공할 식음료를 정리하고 있다.
`남의 집 오피스'로 운영하고 있는 숭인공간. 숭인동 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남의 집 오피스'로 운영하고 있는 숭인공간. 숭인동 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이 사회의 새로운 표준으로 떠오르며 ‘재택근무’도 늘었지만 긴 시간 적용해보니 출퇴근 시간 단축, 자유로운 업무시간 배분 등의 장점 외에 ‘일’과 ‘쉼’이 구분되지 않고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는 등의 부작용도 드러났다.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은 소음과 번잡함 탓에 사무 공간으로 부적절했다. 김성용 ‘남의집’ 대표는 “코로나로 수요가 줄어든 공유 공간이나 가정집을 소규모 사무실로 활용하면 이용자들이 안전하게 느낄 것 같았다.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려 이번 기획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각자의 집이 교실이 되는 원격수업, 관중이 없는 프로스포츠 경기 등 상상하기 어렵던 일들이 벌어진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대유행 이후 우리가 맞이할 새로운 표준을 위한 각계의 실험은 오늘도 현재진행형이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2020년 11월 13일자 <이 순간>
2020년 11월 13일자 <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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