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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희 기자의 맛있는 야구] 돔구장 건설, 급발진은 안 된다 - 한겨레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첫 주말인 2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관중들이 육성 응원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첫 주말인 2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관중들이 육성 응원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돌고돌아 다시 돔구장이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잠실야구장에서 만나며 돔구장 이슈는 더욱 도드라졌다. 한국 야구 수장이 지방선거를 앞둔 예비후보와 만난 것이 적절했는지 여부를 떠나 간과된 것이 있다. 해당 구장을 사용할 수용자, 즉 구단들 입장이다. 국내 최대 규모 민간투자사업인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사업’은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약 35만㎡ 땅에 전시·컨벤션(12만㎡) 및 야구장 등 스포츠·문화시설과 업무·숙박·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우선협상대상자는 한화컨소시엄으로 애초 한강 쪽으로 3만3천석 규모의 개방형 야구장을 짓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허구연 총재 취임 뒤 갑자기 돔구장 건설로 방향이 바뀌는 모양새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왼쪽)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사업 중 하나인 신축 구장 건립 관련 간담회를 가진 뒤 프로야구 엘지(LG) 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를 관람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왼쪽)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사업 중 하나인 신축 구장 건립 관련 간담회를 가진 뒤 프로야구 엘지(LG) 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를 관람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간을 거꾸로 돌려보자. 잠실야구장 신축 얘기가 처음 나온 것은 2016년이었다. 당시에도 개방형으로 할지, 아니면 돔으로 할지 의견이 갈렸다. 전문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돔구장은 개방형 구장보다 건설비가 1500억원이 더 들어간다고 한다. 개폐형 돔구장의 경우에는 돔구장보다 500억원을 더 투입해야 한다. 2016년 서울시는 개방형 야구장 건립비로 2500억원(3만5000석 기준)을 예상했었다. 신축 야구장 건설은 앞서 언급했듯 한화컨소시엄이 맡게 된다. 기아(KIA) 타이거즈(광주)나 삼성 라이온즈(대구), 엔씨 다이노스(창원)가 구장을 신축할 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잠실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 중인 두산 베어스와 엘지(LG) 트윈스가 돔구장 건설에 따른 추가비용(최소 1500억~2000억원)을 분담할 수도 있으나 이럴 경우 운영 주체가 모호해질 수 있다. 한화컨소시엄이 100% 공사비를 댄다고 해도 투자 대비 이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돔구장 평균 수명은 40년으로 알려져 있다. 돔구장 운영비 또한 문제다. 두산과 엘지는 올해 잠실야구장 사용료로 163억원(임대료 36억원, 광고료 127억원)을 서울시에 지불했다. 돔구장은 개방형 구장보다 운영비가 더 들어가는데 이와 같은 사용료가 유지될 경우 부담은 팬들에게 그대로 전가될 게 뻔하다. 고척스카이돔 입장권이 타 구장에 비해 비싼 것을 떠올리면 된다. 가뜩이나 야구팬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입장료마저 올라간다면? 지난 12일 고척돔 관중 수는 774명에 불과했다. 관중 수입보다 운영비가 몇 배 더 나갔다. ‘야구 경기가 없을 때 공연 등을 유치하면 된다’는 발상도 안일하다. 이미 2만5천명 관중(스탠딩 관중 포함)을 수용할 수 있는 고척돔이 있고 서울 북부 창동에도 1만8천석 규모의 서울아레나가 들어선다. 고척돔 운영에 관여했던 한 관계자는 “대형 공연 수요를 얼마나 정교하게 예측했을지 궁금하다. 일본이나 미국 대도시의 경우 공연 수요가 계속 있어서 돔 활용도가 꽤 높은 편이지만 한국은 아니다. 시장성을 더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돔구장은 황사·미세먼지나 무더위 등과 관계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인조잔디 때문에 선수 부상 위험이 커진다는 단점이 있다. 여기에 더해 운영 주체가 다를 경우에는 여러 잡음이 일 수 있다. 잠실 돔구장 건설은 서울시와 한화컨소시엄, 그리고 두산과 엘지 구단이 충분히 협의를 거친 뒤 결정되어도 늦지 않다. 졸속 행정의 마지막은 고척돔만이어야 한다. 야구계에 “돔구장이 진짜 야구인의 숙원일까요?”라고 반문하는 이들이 있어 하는 말이다.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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